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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소/독서감상

김영하 - 오직 두 사람 을 읽고

by Lunethan 2017. 7. 16.

오랜만에 소설책을 읽었다.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지가 아닌 현대 문학을 마지막으로 읽은건 군대가 마지막이였던 것 같다.

당시에는 병영 도서관에 있는 책들 아무거나 골라 읽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건 김려령 작가의 우아한 거짓말이다.

물론 기억에 남는다고 좋은쪽으로만 남는것은 아니다.

한국 소설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점은, 항상 부담스러운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고 

그로인해 작품의 분위기가 땅을 뚫고 내려갈 만큼 다운되어 있다.

이번에 읽었던 책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이라는 책이다.

작가가 7년동안 집필한 7개의 단편 소설집이다. 

책의 제목이자 단편 소설의 제목인 '오직 두 사람'은 목차에서 가장 첫 소설이다.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의 소설인데,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엘렉트라 콤플렉스에 관한건가? 하고 읽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였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직접 시인하듯, 앞의 세 편의 소설은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고

이후 네 편은 희극처럼 시작했으나 점점 무거워지면서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 한다.

사실 소설이라는게 말 그대로 소설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서 다소 현실에서는 실제로 말하지 않을 것 같은 대사도 꽤 많이 등장하고

너무 극단적인 상황도 등장한다. 

문득 책을 읽으면서 궁금해졌다.

작가는 과연 실제로 이런 고통을 겪은 사람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소설을 쓰기까지 작중 인물에 스스로를 수십번 대입시키면서 쓰는동안 실제 겪지 않은 고통이라도

그런 고통을 겪은 것처럼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등장인물에 대입하고 같이 슬퍼하는데, 

작가는 이보다 더 심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렇게 우울한 소설들을 쓴다면 나도 우울한 사람에 한발 가까워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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