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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소/독서감상

<잠> 무의식의 끝은 어디일까?

by Lunethan 2018. 1. 30.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중학교때 나무를 읽고 과학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된 나로서는 사실상 내 커리어 패스를 정해준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공상과학이라는 기묘한 소재로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점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을 때의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책을 기대하고 읽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평소에 루시드 드림, 흔히 말하는 자각몽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자각몽을 몇번 꿔보기는 했지만 대부분 딜드(DILD)였고 내가 인위적으로 시도해서 와일드(WILD)를 꾼 적은 없었다. 꿈 일기도 쓰는게 좋다고 해서 쓰려고 했지만 대부분은 꿈이 기억이 안나서 못썼고, 나머지는 아침에 너무 피곤하고 귀찮아서 못썼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부러웠던 점은 꿈을 이용해서 실제 생활의 효율을 높혔던 점이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꿈 관련 학자셔서 학업적으로 부진했던 주인공에게 잠을 잘 자는방법을 가르쳐서 수면효율을 높히고, 이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더 잘 기억하도록 도와준다. 나중에 주인공이 의대에 진학해서 시험을 준비할 때는 꿈을 응용해서 꿈에서 시험공부를 하는, 말그대로 사전을 베개밑에 넣어놓고 자는 효과를 보여준다..ㅋㅋ


다만 보면서도 단순히 소설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게 실제로도 루시드 드림을 이렇게 활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이 매력적인 점은 소설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실제로 일어날 법 한 일들을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각몽 또한 실제로 가능하다면 응용을 해서 무의식을 최대한 활용해 기억력을 높히는데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클라인의 병


소설 후반부에는 정말 소설스러운 전개가 펼쳐진다. 물론 초반부터 미래의 자신이 꿈속에 나타나서 할 일을 지시하는데 부터 매우 소설같았지만, 후반부에 주인공이 무의식 속의 뉴런을 비틀어 클라인의 병 모양으로 만들어 과거의 자신의 꿈속으로 갈 땐 뭐지 싶었다. 흔한 타임루프물의 클리셰같은 전개라서 좀 더 색다른 전개를 기대했던 나로선 실망이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흥미로운 책이였지만 어릴 때 읽었던 만큼의 과학적 센세이션을 주지는 못한 것 같다.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는지라 내 기대치가 너무 컸던것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절대로 재미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두 권이라는 분량이지만 이틀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게 봤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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