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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소/독서감상

실내 인간 - 이석원

by Lunethan 2016. 7. 20.



「당신에게 어느 날 절대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긴다면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갖겠는가.」


「 잊지 못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누굴 좋아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는 없다고.」


「"고통을 견디는 법은 한 가지밖에 없어. 그저 견디는거야. 단, 지금 아무리 괴로워죽을 것 같아도 언젠가 이 모든게 지나가고 다시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이 오리라는 믿음. 그거만 저버리지 않으면 돼. 어쩌면 그게 사랑보다 더 중요할지도 몰라."」

 


 

 

 

- 본문 중에서-



두번째로 읽은 이석원의 글.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에서 얘기했던, 그토록 쓰는 과정이 험난했던 소설임을 알고 읽게 되어서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전에 읽었던 글과 마찬가지로, 이석원의 문체는 정말 읽기가 편했다. 소설임을 감안하더라도 이석원 특유의 문체는 읽는 사람이 편안하게 등장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기 쉽게 해주는 것 같다. 읽을수록 빨려들어가는 흡입감에 한번 잡은 책을 놓지 못하게 해서 결국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은,


「당신에게 어느 날 절대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긴다면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갖겠는가.


질문을 듣고 저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당연히 사람일 것이라고 나도 모르게 단정지어버렸다. 왜냐하면 만약에 그 '무언가'가 돈이나 명예같은것이라면 그런것들은 노력을 열심히 하면 얻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일 그 무언가가 사람이라면 과연 노력으로 사람을 얻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을 갖기위해 노력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본모습과는 멀어져 가는데, 그것을 견디면서 결국 얻는다 해도 결과적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윤하가 부른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떠올랐다.


언제부턴가 우리 둘의 약속은

점점 나만의 것이 되어가고

널 향한 끈 끊어질까 매달릴수록

내가 아닌 모습들 널 귀찮게 만들던

내가 너무 싫었어

   

 

Toy -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누군가를 갖기위해서 일부러 노력을 한다면 결국 노래 가사처럼 되지 않을까?


내 생각에 누군가를 잡으려면 그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걸 솔직하게 보여주고 정중하게, 그리고 진솔되게 자신을 받아달라고 요청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그 결과가 거절일 지라도, 그것 또한 그사람의 선택이자 권리이기 때문에 존중해 주어야 한다. 타인의 권리 앞에 둔 내 욕심은 결국 화를 부를 뿐이다. 



오랜만에 읽은 사실적인 소설이라서 무척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었다.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여러 등장인물들이 특출나게 독특하지도 않으면서도 색깔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배경을 알게되면 될수록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공감하게 된다는 점이다. 한 여자를 위해 무심코 한 거짓말을 결국 실천해버린 김용휘의 모습에서 무심코 밴드활동을 하게 된 이석원의 모습이 떠올라서 웃으면서 읽었다. 또한 용휘가 용우에게 던지는 말들은 마치 작가가 독자에게 여러가지 질문들을 던지는 것 같아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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